한 고등학생이 또래들에게 모텔에서 물고문을 당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.
10대들이 몹쓸 짓을 한 이유는 온라인 불법 도박에 쓸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.
[제보는 Y], 박기완 기자입니다.
[기자]
아들 부부 대신 손자 2명을 키우는 이인순(가명) 씨.
사업 때문에 찾아둔 현금이 최근 자꾸 없어져 17살 큰 손자 A 군을 먼저 의심했습니다.
어느 날 손자를 다그쳤는데, 상상도 못 한 대답에 가슴이 쿵 내려앉았습니다.
[이인순(가명) / 피해 학생 할머니 : 여섯 대인가 때렸어요. 왜 돈이 없느냐, 빨리 말해 (했더니) 그때야 이야기를 하는데, 할머니 (애들이 나를) 죽이려고 그래 멀쩡했던 애가 막 떨면서 할머니, 할아버지 해코지하면 어떡해, 하는 거예요.]
손자는 동갑내기 B 군이 불러 찾아간 평택의 한 모텔에 갇힌 채 밤새도록 친구들로부터 물고문을 당했다고 털어놨습니다.
요구한 만큼 돈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.
[이인순(가명) / 피해 학생 할머니 : 욕조에다가 물을 받아놓고 세 놈이 들어가서 집어넣었다가 뺐다, 집어넣었다가 뺐다고, 죽겠구나 하는 순간 기절하고 3번을 기절해서 정신을 차렸을 때는 물속에 앉아 있었다는 거예요. 전날도 당하고 그 새벽에도 당했기 때문에 애가 돈을 가지고 가야 살아남는다고 생각한 거죠.]
B 군의 악행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.
중학교 때부터 4년 동안 폭행을 일삼고 돈을 빼앗은 겁니다.
[B 군 / '상습공갈' 가해자 : 뭘 믿고 오늘 안에 보내 주겠다는 거야, 나머진 그럼? (오늘 안에는 (할머니 지갑 돈이) 다시 차니까….) 오늘 안에 다시 찬다고? 00야, (응?) 내가 너 때문에 빈털터리가 됐다.]
A 군은 어쩔 수 없이 할머니 지갑에 손을 대거나 주변 친구들에게 돈을 빌렸습니다.
이렇게 최근 한 달 사이 뺏긴 돈만 모두 800만 원이 넘습니다.
B 군은 또, A 군의 나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뒤 괴롭히거나 일방적인 폭행을 반복했습니다.
최근 B 군이 큰돈을 유별나게 요구한 건 모두 불법 온라인 도박 때문이었습니다.
[표정환 / 평택경찰서 여성·청소년범죄수사과장 : 도박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겁니다. 피해자에 대해서 우선 신변보호 조치를 실시한 후 증거를 확보해서 피의자를 조사한 뒤 구속한 사안입니다.]
경찰은 상습공갈과 중감금상해 등 혐의를 적용해 ... (중략)
YTN 박기완 (parkkw0616@ytn.co.kr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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